숭실대 전자계산학과 55주년 기념식 개최…“최초에서 최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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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국내 최초 설립, 우리나라 IT 강국 초석 마련에 자부심
[아이티데일리] 숭실대학교 전자계산학과(현 컴퓨터학부)가 설립 55주년을 맞아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기념식을 개최해 주목받았다.
숭실대학교 전자계산학과의 55주년 기념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즉 지난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지역 최초로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ICT 인재(약 1만 3천 명)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숭실대학교 ICT 인재들이 국내 중소 대기업은 물론 정부 공공, 국내외 연구소 등 어느 특정 분야가 아닌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그래서인지 500명의 기념식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동문들이 대거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전자계산학과를 반석 위에 올려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되는 이철희 명예교수가 초대돼 큰 박수를 받았다. 이철희 교수는 전자계산학과 1기가 졸업하기 전인 1973년 부임해 지난 2000년 퇴임할 때까지 27년여 동안 IT 인재 양성은 물론 관리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이철희 명예교수는 격려사에서 “50년 전인 1974년 2월, 21명의 졸업생이 이 땅에서 처음으로 전자계산 전공으로 학부 졸업을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80학번이 졸업할 때 비로소 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라며, “선배들이 없는 초기에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서는 교수들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올림픽의 해인 1988년 정보과학대학원도 설립했다. 그런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됐고, 숭실대학교가 그 초석을 다졌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숭실대학교 동문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창립 55주년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하고 단합하는 계기가 되어 어제의 최초가 내일의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교수는 올해로 91세인데, 동문들에게 보내는 기념사 목소리는 쩡쩡했고 힘도 있었다. 참석한 동문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아무튼 55주년 기념식은 숭실대학교 유영식 IT 대학장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컴퓨터학부 최재영 교수의 연혁보고, 전자계산학과 김광옥 동문회장의 환영사, 장범식 총장의 축사, 그리고 동문이자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안길준 교수의 기조 강연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이번 55주년 기념식은 전자계산학과 김광옥 동문회장이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김광옥 회장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15년째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데, 그는 환영사에서 이철희 명예교수님의 건강을 진심으로 바란다며, “전자계산학과 처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숭실 IT를 걱정하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신 분이다”라고 예의를 갖췄다.
김 회장은 이어 “숭실대학교 IT는 이미 1969년도에 우리나라 대학 중 최초가 되었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어느 분야, 어느 곳에서 일하더라도 ‘밥값+α’를 다하고, 숭실대 IT인의 자긍심을 다하여 최고가 돼야 한다”라며,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숭실대 IT인 모두가 ‘최고다’라는 것에 걸맞은 국내 IT를 리드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숭실대학교 전자계산학과는 1995년 소프트웨어공학과, 인공지능학과와 통합돼 컴퓨터학부로 개편됐다. 이후 2015년 컴퓨터학부와 소프트웨어학부로 분리돼 운영 중이다.
한편 기념식은 숭실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87학번)하고 현재 미국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에서 재임 중인 안길준 교수의 기조 강연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안길준 교수는 지난 2000년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컴퓨터학과에서 정보보호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샬럿 캠퍼스(Univ. of North Carolina at Charlotte) 교수와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안길준 교수의 기조 강연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강연 주제는 ‘기술의 트렌드와 미래 준비: 최초의 시작에서 최고의 우수성을 추구하며’이고, 이와 관련 최신 기술 트렌드와 미래 전망을 중심으로 강연했다.
안 교수가 강조한 기술은 ‘인공지능(AI)’이었다. 1950년대 앨런 튜링의 연구로부터 시작된 AI는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튼이 고안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안 교수는 “딥러닝은 다차원적 계산을 통해 여러 각도로 공간을 이해하고 벡터를 만들며 관계성을 조합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술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AI가 한 단계 넘어선 생성형 AI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AI는 실제 세계와 교류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지난 5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아스트라(Astra)’는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음성 명령에 적절한 응답을 제공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는 음성은 물론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가 탑재된 결과다. 더 나아가, 구글 딥마인드는 AI 기술로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해 오랜 기간 난제로 여겨지던 단백질 접힘 구조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안길준 교수는 “AI는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 다양한 정보를 학습해 멀티모달(Multi-modal)로 발전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지능에 범접하는 ‘일반 인공지능(AGI)’까지 나아갈 것”이라며 “AI가 만드는 빠른 발전으로 기존 산업도 도전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두 AI가 가져올 미래를 준비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지혜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안길준 교수의 기조 강연을 좀 더 상세하게 보완하고, 그의 전공 분야인 정보보호와 관련 세계적인 기술 및 시장 트렌드, 그리고 미래 나아갈 방향 및 우리나라가 무엇을 준비해야만 하는지 등에 대해 서면 질문을 통해 상세히 기사화 할 예정이다.
아이티데일리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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